"아줌마에 수비형에 약점을 다 가지고 있는데 한 번 해보죠."
한국 여자탁구의 '맏언니' 김경아(35ㆍ대한항공)는 도리어 침착한 어투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경아는 5일 발표된 국제탁구연맹(ITTF) 7월 랭킹에서 11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7월 세계 랭킹 중 중국 선수가 1~4위라 김경아는 런던 올림픽에서 딩닝(1위)과 리샤오샤(3위)에 이어 시드 3번을 받게 됐다. 국가당 개인 단식에 2명씩 출전할 수 있어 김경아는 시드 3번을 받게 돼 메달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경아는 이날 3번 시드 배정 소식을 들은 뒤 "바랬던 대로 돼서 기쁘다. 이제 런던 올림픽을 계획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비형인 김경아가 예상대로 시드 3번을 확정함에 따라 런던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만약 김경아가 금메달을 거머쥔다면 한국 여자탁구 역사상 첫 개인 단식 정상에 오르게 된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도 못 이룬 업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수비형에서 공격의 색깔을 한층 가미한 김경아는 새 역사 도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그는 "자신감은 높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이유는 분명했다. 딩닝과 리샤오샤에 대한 상대 전적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 김경아는 "딩닝과 대결에서는 7연승을 기록하는 등 자신감이 있다. 상대 전적 8승4패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김경아는 "국제 경험이 적고 어린 딩닝 그룹에 간다면 금메달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아는 3번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딩닝 혹은 리샤오샤 그룹에 포함될 확률은 50대 50이다. 리샤오샤에게도 3차례 이긴 적이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김경아는 런던 올림픽에서 4강 이전까지 중국 선수를 만나지 않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단식 동메달을 차지한 때와 비슷하다. 김경아는 "당시에도 시드 3번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10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장이닝을 준결승에서 만나 아쉽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절대강자가 없는 터라 김경아는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매년 은퇴 고민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선수 생활을 계속하길 정말 잘 한 것 같다. 아줌마의 힘으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