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려대가 수험생에게 받은 입학전형료로 입학홍보처 임직원들에게 각각 1,000만원 안팎의 입시관리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세대는 논술 등 출제위원 한 명에게 1일 75만~100만원씩을 지급했다. 서울대 등 국립대의 4~5배에 이르는 출제수당이다.
4일 각 대학들이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입학전형료 수입으로 지출했다고 공개한 입시수당 내역에 따르면 고려대 안암캠퍼스는 입학홍보처장에게 1,068만원, 입학팀장에게 1,018만원, 입학팀 과장에게 998만원, 입학팀 직원에게 968만원의 입학관리수당을 지급했다. 고대 세종캠퍼스도 입학홍보처 임직원에게 각각 774만~854만원을 지급했다.
연세대는 출제수당으로 하루 75만~100만원을 지급했다. 서울대(8만~20만원), 부산대(8만~25만원) 등 국립대와 비교했을 때 수당이 얼마나 부풀려졌는지를 알 수 있다.
1일 출제수당은 연세대 원주캠퍼스 50만~75만원, 성균관대 60만원, 중앙대 40만원, 서강대 35만원 등으로 대다수 사립대가 국립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이런 입시수당 공시 내역도 공개 기준이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고려대 안암캠퍼스는 개인당 1,000만원에 달하는 관리수당 지급 내역을 공시하지 않고, 출제수당 등 내역만 공개했지만 고려대 세종캠퍼스가 본교와 비교해 관리수당 내역을 공개하면서 거액의 수당지급 사실이 드러났다. 고려대 관계자는 "공시는 자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범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관계자는 입학관리수당에 대해 "일년 내내 입학홍보처에서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립대들은 "우리 학교는 입학관리수당으로 교직원에게 별도로 주는 돈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공시 기준이 부실해 확인할 길은 없다. 또 출제ㆍ채점ㆍ감독 수당 등이 1일 기준으로 공시되지만 총 몇 명에게 얼마나 지급됐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181개 4년제 대학들은 입학전형료 장사로 총 1,962억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이중 28.6%를 교직원들에게 주는 입시수당으로 썼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입시수당으로 쓴 비율이 33%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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