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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괴롭힘에 목숨 끊은 日 중학생 매일 자살연습 강요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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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괴롭힘에 목숨 끊은 日 중학생 매일 자살연습 강요받았다

입력
2012.07.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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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살한 일본 중학생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자살연습을 강요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시가(滋賀)현 오쓰(大津)시 시립중학교 2학년 남학생(당시 13세)이 지난 해 10월 자택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학교는 당시 집단 괴롭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교생 32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숨진 학생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매일 점심시간마다 자살 연습을 강요당했다""(가해 학생이) 숨진 학생에게 자살연습은 하고 있느냐고 캐묻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또 "(자살한 학생이 자신을) 괴롭히는 학생에게 매일 '죽겠다'고 이메일을 보냈다""암에 걸린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등 자살을 강요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일부 학생은 숨진 학생의 은행계좌 번호를 알아내 돈을 인출했는가 하면, 죽은 참새를 입에 넣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이런 사실을 밝혀내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학교 측은 "집단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살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없어 공표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묻혀버릴 뻔 했던 사건의 실상은 숨진 학생의 부모가 2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부모는 수개월에 걸친 자체 조사 끝에 "자살의 원인이 집단 괴롭힘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 오쓰시와 가해 학생 3명, 보호자 등을 상대로 7,200만엔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측이 쉬쉬해왔던 설문조사 내용도 찾아내 17일 재판에서 원고측 증거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숨진 학생의 아버지(46)는 "학교측이 조사를 중단한 이유를 지금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원인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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