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주주의 비자금 조성을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자체 전산망을 가진 30개 저축은행 임원들을 불러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통합 전산망에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고 4일 밝혔다. 통합 전산망에 가입한 저축은행은 고객정보, 대출내역, 회사 회계 등 모든 거래와 경영 사항을 등록해야 한다.
1999년 완성된 통합 전산망에는 현재 93개 저축은행 가운데 현대스위스, HK 등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한 중소형 63개사만 가입한 상태다. 부산솔로몬, 토마토2 등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의 자회사도 미가입 상태다.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은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이 자체전산망을 조작, 거액을 빼돌린 사례가 적발됐다"며 "전산을 한 곳에 모을 경우 조작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영업정지 된 제일저축은행은 고객 1만1,000여명에게 소액대출을 해 준 것처럼 전산을 조작해 1,250억원을 빼돌렸다 검찰에 적발됐다. 삼화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도 전산조작으로 불법대출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사에 인수돼 내부 통제장치가 마련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저축은행 대부분이 연말까지 통합 전산망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자체 전산망을 확충한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조 국장은 "이들 저축은행들과는 회계 부문을 등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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