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탄생의 비밀을 알려줄 것으로 세계 물리학계가 50년 동안 애타게 찾아온 힉스(higgs)로 추정되는 입자가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실험으로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한다고 해 '신의 입자'로 불려온 힉스는 우주탄생을 설명하는 물리학 표준이론의 마지막 미발견 입자였다. 추가 실험을 거쳐 이 입자가 힉스로 확정되면 현대 물리학의 최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고에너지학회에서 힉스가 거의 확실한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유럽, 미국, 한국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이날 LHC에 설치한 두 검출기(ATLAS, CMS) 실험 결과, 질량을 가리키는 "125~126GeV(기가전자볼트) 영역대에서 힉스가 있을 확률이 5시그마(99.99994%)"라고 밝혔다. 125GeV는 양성자보다 125배 무겁다는 뜻이다. CERN은 앞서 지난해 12월 ATLAS, CMS팀 실험을 통해 115~127Gev 영역대에서 각각 2.3시그마(98%)와 1.9시그마(95%)의 확률로 힉스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발표했었다.
한국 CMS실험사업팀 연구책임자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5시그마는 350만번 실험했을 때 한 번 오류가 날 확률"이라며 "새로 발견한 입자는 힉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인카델라 CMS팀 대변인도 연구결과 발표 직후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확신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CERN은 하지만 실험 부족을 이유로 이번 입자를 힉스로 단정 짓지는 않았다. 충돌실험을 계속해 지금만큼 실험 결과가 더 쌓일 12월께 힉스의 존재 여부를 확실히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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