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난장이다. 그 난장에서 공적인 논쟁이 벌어지면 그곳을 공론장이라고 부르고, 우리가 여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토론이 생산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하다 해서 그곳이 아예 공론장이 아니다고 하는 것은 틀리다. 중요한 문제들을 감각적으로 소비하고 잊어버렸다는 지적은 의미 있으나, 그것은 트위터만이 가진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온ㆍ오프라인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똑같이 벌어진 일이기에 그것이 트위터만의 특징인 양 보도하는 것은 독자를 호도하는 것이다.(29일자 21면 "19대 총선 기간, 트위터는 공론장이 아닌 난장이었다" 제하 기사에 대한 Archer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트위터는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론을 모으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트위터가 실제 정치 무대에서 보여준 영향력 때문인지 연말 대통령 선거전에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어떤 역할을 할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지 이목이 집중돼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4ㆍ11 총선 당시 트위터가 온라인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사가 보도한 것처럼 윤영민 한양대 정보사회학과가 논문을 통해 지적한 것은 트위터가 총선 기간 동안 사회적 이슈에 대한 깊이있는 논의보다는 감정적인 소비, 열린 토론보다는 당파성에 따른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흔히 공론장의 조건으로 거론하는 책임있는 견해 표명, 다른 의견을 가진 집단과의 정제된 토론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위터는 수많은 SNS 중 하나일 뿐입니다. 팔로워와 팔로잉으로 이뤄진 인간관계와 140자 단문으로 이뤄진 기능적 특성은 트위터에만 해당할 뿐, SNS 전체의 특징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토론이 가능한 페이스북 등 다른 SNS가 정책 검증 등 다양한 의제 설정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논문을 쓴 윤 교수도 "페이스북 페이지라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연구과제로 남겨두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기능을 가진 SNS가 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대화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온라인 공론장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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