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엘피크론(엘피다+마이크론) 3강 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4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일본 엘피다(3위) 인수를 확정 지었기 때문.
3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엘피다를 자회사화하는 한편, 앞으로 7년간 인수대금으로 총 2,000억엔(약 2조8,000억원)을 지불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엘피다의 주력 공장인 일본 히로시마 공장 등에 640억엔(약 9,000억원)을 투자, 최신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수금액과 설비투자 등을 포함하면 총 2,640억엔(약 3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이번 인수로 재탄생한 엘피크론은 세계 D램 시장에서 20% 중반대를 점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인수로 모바일 D램 시장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일반 PC나 서버에 사용되는 D램을 주로 생산하는 마이크론이 애플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하는 엘피다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제조업체인 애플과의 공급선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0.9%로 압도적 1위이며, SK하이닉스 15.0%, 엘피다 8.8%, 마이크론 4.0% 등의 순이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한 궁극적 목적은 모바일 D램 사업 진출과 함께 애플과의 비즈니스 확대에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업체에겐 좋을 게 없다"고 전했다. D램 공급처가 다양해졌을 경우, 그 만큼 국내 업체는 애플과의 모바일 D램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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