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판매량 1위 맥주는 미국의 '버드와이저(사진)'입니다. 지난 1876년 출시 후 전 세계 맥주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오비맥주가 위탁생산을 시작한 이래, 수입맥주 1위 자리를 굳건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버드와이저가 지난 2일 새로운 경영방침을 발표 했습니다. 그간 병맥주와 캔맥주 위주로 판매해왔는데, 이젠 생맥주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프리미엄급 체인점망을 구축하는 한편, 매장마다 '버드맨'이란 품질관리 직원을 둬 최고의 신선도가 유지되는 맥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버드와이저가 '생맥주'의 깃발을 들게 된 건 나름 깊은 고민의 산물입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프리미엄 수입맥주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버드와이저의 아성은 흔들리고 있는 상태인데요.
특히 일본 생맥주의 돌풍이 무섭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아사히맥주는 국내에서 120만 상자를 팔아 10.9%의 점유율을 차지, 하이네켄(9.9%)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버드와이저는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점유율은 2007년 17.5%에서 지난해 14.2%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금 추세라면 아사히에게 1위 자리를 내줄 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지요.
버드와이저의 몰락은 '1위의 자만'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아사히는 3년 전부터 젊은 층 대상의 마케팅은 물론 일식주점과 호텔, 클럽 등을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넓혔습니다. 특히 '아사히생'으로 대표되는 생맥주로 파상적 공세를 펼쳤는데요. 이미 대형마트에선 아사히가 버드와이저를 제쳤지요. 결국 위기감을 느낀 버드와이저는 뒤늦게 유통채널 다변화를 선언하고 나섰고, 특히 '대세'로 자리잡은 프리미엄 생맥주쪽에 비중을 두게 된 것입니다.
방심한 1등과 맹렬히 추격하는 2등. 과연 버드와이저는 아사히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까요. 아니면 이대로 따라 잡히고 말까요. 흥미진진한 싸움이 예상됩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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