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선임권을 놓고 40년 우정에 금이 간 유한양행과 킴벌리 클라크의 다툼에서 결국 킴벌리측이 승리했다.
유한킴벌리는 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킴벌리 클라크와 유한양행 측이 각각 추천하는 이사진을 기존 4대 3에서 5대 2의 비율로 구성하는 정관 개정안을 가결했다. 아울러 유한양행이 주장했던 최규복 현 대표이사의 해임안은 부결됐다. 또 올 3월 사임한 최상후 이사의 후임으로 킴벌리측이 추천한 데이비드 티앙 변호사(킴벌리 클라크 아시아 지역 법무담당 임원)가 선임됐다.
앞서 2일 법원은 유한양행이 킴벌리 클라크를 상대로 낸 이사선임 비율에 관한 의결권 행사 가처분신청을 기각했고, 이 판결에 따라 킴벌리측은 주총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양측은 지난 1970년 유한킴벌리를 세울 당시 지분 투자율(킴벌리 클라크 60%, 유한양행 40%)에 맞춰 이사 선임권을 4대 3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1998년 유한양행이 지분 10%를 킴벌리측에 매각, 70대 30으로 변경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킴벌리측은 이사 선임권을 5대 2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한양행은 기존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유한양행이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킴벌리 클라크에 유리한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현 최규복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도 가처분 신청에 함께 포함시켰지만 결국 법원은 킴벌리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향후 유한킴벌리 경영에서 킴벌리측 입김은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합작관계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의사결정과정 등에서 킴벌리측에 편향된 방침이 나올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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