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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상한 3D방송'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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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상한 3D방송' 강행

입력
2012.07.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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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존 방송(2D)의 화질을 떨어뜨리고 일부 입체(3D) TV에서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이상한 3D 방송'을 강행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을 3D로 시범 방송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3D 시범방송은 현재 쓰지 않는 66번 채널(지상파)를 통해 이뤄지는데, 한 당국자는 "시범 방송은 본 방송을 전제로 한 것이며 2014년에는 본격적인 지상파 3D방송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3D방송이 결함투성이라는 점. 방통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듀얼스트림 방식을 3D 방송의 국가표준으로 채택했는데, 이 방식으로 3D방송을 내 보낼 경우 대부분 국민들이 시청하는 2D 방송은 화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미 4월에 실시했던 1차 시범방송에서 이 문제점이 노출됐으며, 당국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3D를 위해선 현재의 HD방송 영상을 더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화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지만, 한 방송사 관계자는 "2D 방송 화질이 눈에 띄게 떨어졌으며 이른바 '깍두기'라고 부르는 블록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외국산 3D TV와 올해 2월 이전에 나온 삼성전자ㆍLG전자의 3D TV제품에선 3D 방송 자체를 볼 수 없다. 국제표준이 아니어서 TV제조사들이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최신 3D TV를 갖고 있어도 디지털 케이블과 위성방송 가입자들은 역시 3D 방송을 볼 수 없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나 위성방송업체에서 이 방식을 지원하는 셋톱을 보급해야 하는데 비용 때문에 꺼리고 있는 탓이다.

이처럼 기존 화질을 떨어뜨리고, 이미 3D TV를 구입한 사람들한테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는데도 방통위가 3D 방송을 강행하려는 건 국산기술(듀얼스트림)을 국제표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이 되면 로열티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표준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내 기술을 고집할 경우 오히려 짐만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과거 휴대인터넷(와이브로)처럼 국제표준을 노렸다가 실패할 경우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기술이 될 수 있고 피해는 고스란히 관련산업으로 전가되고 만다"고 우려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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