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 후보 경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2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캠프 총괄본부장인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재벌 이해를 대변해 왔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캠프 출범에 즈음해 친박계 내부의 정책적 견해 차이가 다시 표면화한 셈인데 "권력투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이 원내대표와 최 의원이 '경제민주화'를 놓고 자신과 논쟁을 벌인 데 대해 "경제민주화를 자꾸 왜곡되게 이야기하고, 마치 시장경제 자체가 경제민주화라고 이야기를 하면 자본주의 발달, 시장경제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최 의원은 지식경제부 장관을 해 우리나라 경제 실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 원내대표는 재벌에 오래 종사했기 때문에 그쪽의 이해를 대변해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뭔지, (김 전 위원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경제민주화는 정통 경제학자들은 쓰지 않는 용어"라고 맞받았다. 최 의원은 "김 전 위원과 큰 틀에서 견해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이 비판한 두 사람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핵심 측근이다. 김 전 위원이 그런 두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판한 것을 두고 "캠프 출범을 앞두고 친박계 비주류가 주류측에 대해 선제 공격을 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4월 총선을 전후해 친박계는 정치적 이해와 정책적 입장에 따라 뚜렷이 양분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이 원내대표와 최 의원이 친박계 내의 보수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면, 김 전 위원은 개혁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등이 김 전 위원과 교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보기엔 정책적 입장 차에 따른 분화지만 내부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언제든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친박계 내 권력 투쟁설이 흘러나오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는 홍사덕 전 의원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홍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추상적 목표에는 전적으로 합의했다"면서 "구체적 정책이 나올 때에는 캠프와 당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이지만 추상적 목표를 놓고서는 누구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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