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금수 등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추가 제재가 1일 발효하자 이란이 보복 차원의 군사 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최정예 혁명수비대(IRGC) 항공부문 책임자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준장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포함한 '위대한 선지자 7' 군사훈련을 2일부터 3일간 한다"고 1일 밝혔다. IRGC는 훈련기간 동안 이란 중부 카비르사막의 100여개 외국군 모형기지를 대상으로 사거리 500~750㎞인 키암미사일과 사거리 300㎞인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자데 준장은 "이란을 향한 모든 악의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 이스라엘을 전멸시키겠다"는 강경 발언으로 이번 훈련이 서방의 압박에 대한 경고임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6월 중순 핵 협상이 실패하자 "제재로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번 훈련은 이에 맞선 이란의 무력 시위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는 최근 서방 국가의 공격에 대비한다며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자국 선박에 사거리 220㎞ 미사일을 탑재했고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레이더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사거리 300㎞의 탄도미사일 공개 계획도 세웠다.
이란의 강경 대응은 EU 제재의 악영향에 대한 불안을 보여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 정부가 "원유 수출량의 18%를 수입해 온 유럽을 대체할 수출국을 찾을 수 있다"며 경제 악화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석유자문회사 JBC에너지는 제재를 앞두고 이란의 원유 생산이 1989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 배럴로 2년 전보다 20% 줄었다고 밝혔다. 이란 통화인 리알화는 최근 2주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달러 대비 15%에 불과하며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의 두 배가 되는 등 물가도 크게 올랐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로 구성된 'P5+1'과 이란은 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핵 협상 실무회의를 연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