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사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타 이동통신사들에게 "주파수를 함께 쓰자"고 공식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9일 LTE 서비스 1주년 기념 간담회를 갖고 "이동통신 3사가 LTE용 주파수를 같이 사용하면서 사용량만큼 돈을 내는 주파수 공용제를 도입하자고 (SK텔레콤과 KT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싼 주파수 가격이 이용자들의 통신비 인상의 시초"라며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8월 LTE 주파수를 나눠주면서 처음으로 경매방식을 도입하자, SK텔레콤이 낙찰받은 1.8㎓ 주파수 가격이 1조원 가까이 치솟았다.
이 같은 비용 상승과 부족한 주파수 자원을 공유제로 해결하자는 것이 제안 취지. 이 부회장은 "특정 장소와 특정 시간에만 잠깐씩 데이터 폭증이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이통사들이 주파수를 과잉 확보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연내 할당 계획이 결정될 군용 1.8㎓와 사용 종료가 예정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용 700㎒ 주파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연내 두 가지 주파수에 걸쳐 60~70㎒ 대역폭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확보해 비용을 아끼고 시설 투자를 같이 한 뒤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는 냉담한 반응이다. 주파수는 곧 이동통신사의 경쟁력이어서 주파수 확보를 위해 몇 조원씩 돈을 쏟아 붓는 판국에 현실적으로 공유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상론적인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속도 향상과 원활한 접속을 위해 800㎒와 2.1㎓ 등 두 가지 주파수를 LTE용으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이달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262만명의 LTE 가입자를 확보했고 연말까지 5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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