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1일부터 확대 적용되는 포괄수가제에 반발해 백내장, 편도선, 탈장 등 5개 질환의 수술을 거부하기로 한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잠정'이란 단서는 달았지만, 의협의 포괄수가제 수용으로 다행히 의료대란이나 진료차질은 빚어지지 않게 됐다.
시행 이틀을 앞두고 고집을 꺾기는 했지만, 그 동안 의협이 보인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포괄수가제는 과잉진료를 줄이고,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지금보다 21%가량 덜어준다는 점에서 국민 절대다수와 의사들 다수가 찬성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유독 의협을 비롯한 5개 의료단체만이 수술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줄기차게 반대해왔다. 아무리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까지 볼모로 잡은 것은 의사로서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동이었다.
포괄수가제라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부도 국민여론만 믿고 밀어붙이지 말고 포괄수가제가 진정 값싸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되도록 관련 단체와 소통에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의협이 수술거부를 철회하면서 요구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불합리한 구조개선, 포괄수가제 평가위원회 구성과 1년 후 재평가에 따른 확대여부 결정은 당국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건정심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요구는 의료계가 오래 전부터 요구해 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의협이 이번에 포괄수가제를 전격 수용한 데는 정몽준 국회의원 등 몇몇 정치인들의 중재가 있었다고 한다. 진작에 정치권이 이렇게 관심을 표명했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국민 불안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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