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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外

입력
2012.06.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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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화두 정의를 셰익스피어 희곡으로 재해석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켄지 요시노 지음

시대의 화두가 된 '정의'를 전세계 사람들이 두루 사랑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통해 재해석 했다. 뉴욕대학교 로스쿨 헌법학 교수인 작가는 주로 인권과 헌법에 대해 연구했으나 문학에 대한 사랑이 유별났다. 기발한 방식으로 법과 정의에 다가선 그의 '법과 문학' 강의는 늘 인기 만점이었다고 한다.

책은 셰익스피어 희곡 속 복잡한 사건들과 현대사회의 문제를 연결해본다. 철저한 복수를 다룬 비극 '티투스 안드로니쿠스'를 미국의 아프간 전쟁을 연결시키는가 하면,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유능한 변호사 포샤를 협잡꾼으로 보면서 섹스 스캔들 당시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교한다.

'오셀로'는 미국사회를 들끓게 했던 심슨 사건에 투영시킨다.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로 풀려난 심슨 사건을 통해 합의 도출 방식에 의한 진상 규명이 얼마든지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전과 현대, 법과 문학을 자유로이 오가며 펼치는 가상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김수림 옮김. 지식의 날개ㆍ464쪽ㆍ1만6,5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숲속의 나무들이 왕국을 세우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

숲의 왕국 / 현길언 지음

평화로운 숲에 나무들이 왕국을 건설하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그린 우화다. 호랑나무, 온노리나무, 예덕나무 등은 "가만히 보니 세상 모든 것이 우리 숲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며 왕을 세워 숲의 질서를 바로잡기로 한다. 밤나무, 잣밤나무, 벚나무가 왕 자리를 고사한 후 왕이 되겠다고 나선 것은 키 작고 가시 돋친 탱자나무. 왕이 된 탱자나무는 숲에 울타리를 만들고 자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숲에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나무들을 가시로 공격해 말라 죽게 만들기도 한다. 왕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나무들은 반란을 도모한다.

작가는 서문에서 정치권력이 독재화하는 과정을 은유하고 있는 구약성경 사사기 속 '가시나무 이야기'가 창작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간사회를 고스란히 닮은 숲 속 왕국과 나무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현대 정치의 탐욕을 꼬집는다. 물레ㆍ268쪽ㆍ1만2,000원.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中·日답사 통해 한국고대사는 당당한 해외진출 역사 입증

다시 찾은 한국 고대사 해외 유적 / 신형식 지음

한국 고대사는 한반도에 갇혀 있지 않다. 중국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발해의 유적이 남아 있고, 일본에는 백제의 발자국이 뚜렷하다. 중국이 최근 고구려와 발해가 랴오닝과 만주에 쌓은 산성까지 자기네 만리장성에 포함시켜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를 새삼 환기시켰다.

한국고대학회 회장인 저자는 기록이 별로 없는 한국 고대사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중국과 일본의 유적을 답사했다. 고구려의 첫 번째, 두 번째 도읍인 졸본성과 국내성, 만주의 고구려 고분과 천리장성 등을 보며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 쪽 주장의 허구성을 확인했다. 중국 연해 지역의 신라방 유적 등을 통해 무역대국 신라의 활달한 기상을 읽고, 일본 곳곳에서 해양강국 백제의 자취를 실감했다. "한국 고대사는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당당한 해외 진출의 역사"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주류성출판사ㆍ296쪽ㆍ1만 8,000원.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오뒷세이아' 완독 실패한 독자를 위한 친절한 해설서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강대진 지음

<일리아스> 와 함께 서양문학의 고전 중 고전으로 꼽히는 <오뒷세이아> 안내서. 고전 원전에 도전했지만 결국 완독에 실패한 독자들을 위한 친절한 해설서이자, 작품 전체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대목을 짚어주는 독서 지침서 역할을 할 만한 책이다. 퀴클롭스와 세이렌, 저승여행 같은 환상적인 모험과 작품을 관통하는 복수와 귀환이라는 주제 속에는 청동기 말기 혼란을 뚫고 새로운 시대와 질서를 만들어가는 영웅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리아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그린비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로 <일리아스> 해설서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를 이미 냈다. 그린비ㆍ688쪽ㆍ2만5,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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