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설문조사 때만 해도 멕시코의 18~29세 유권자 중 75%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멕시코 젊은층이 다음달 1일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열망을 분출하며 조직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CNN방송은 "100여개 대학의 학생 수만명이 멕시코시티 등지에서 시위하고 있다"며 "5주 전까지도 학업에 매달리고 있던 대학생들이 멕시코 대선의 주인공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의 명분은 71년 간 멕시코를 통치한 제도혁명당(PRI)의 재집권 반대다. 집권 우파 국민행동당(PAN)이 경제 침체, 치안 부재로 민심을 잃었지만 그렇다고 부패했던 PRI에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24일 멕시코시티에 모인 시위대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PRI 후보에 유리한 보도를 한다며 양대 방송국 텔레비자와 TV 아즈테카에 몰려가 항의 구호를 외쳤다.
멕시코의 유례없는 청년 정치운동은 온라인에서 촉발됐다. 그 주인공은 이베로아메리칸대 학생 모임 '요소이(YoSoy) 132'. 이들은 지난달 11일 이 대학을 방문한 페냐 니에토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니에토 측의 비난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은 게재 즉시 트위터를 통해 알려져 하루만에 500만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CNN은 암담한 현실이 시위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고교를 마친 뒤 공부도, 취업도 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700만~900만명에 이른다. 청년실업률은 24%로 평균의 2배에 이른다. 방황하는 젊은이 중 다수가 마약 조직에 포섭되고 있다. CNN은 이들이 멕시코판 '잃어버린 세대'로 불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젊은층의 바람과 달리 이번 대선은 페냐 니에토의 승리가 유력하다. 준수한 외모로 PRI의 부패 이미지를 불식하는데 성공한 그는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41%을 기록,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좌파 민주혁명당(PRD) 후보(27%),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PAN 후보(2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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