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골잡이 마리오 발로텔리(22ㆍ맨체스터 시티)가 '악동'에서 '슈퍼 마리오'가 됐다.
발로텔리는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준결승에서 혼자 2골을 책임지며 독일을 2-1로 제압하는데 앞장섰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968년과 2000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독일에 뒤졌던 이탈리아는 발로텔리의 원샷원킬의 해결사 본능으로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렸다. 발로텔리는 전반 20분 안토니오 카사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16분 뒤에는 오프사이드의 벽을 허물고 골키퍼와 맞서는 1대1 득점 찬스에서 벼랑 같은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이탈리아는 독일 수비진의 허점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수많은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번번이 슈팅이 빗나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독일로선 0-3, 0-4 대패를 당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경기 종료 직전 이탈리아는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메수트 외질에게 한 골을 내줬다. 하지만 결국 승리의 주인공은 이탈리아가 됐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유로 대회와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4승4무를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마리오 고메스와 '마리오' 대결에서 승리한 발로텔리는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상의를 탈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고를 받을 줄 알고 있었음에도 헐크 같은 동작을 취한 발로텔리의 세리머니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리머니를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 분들은 내 몸을 보고 질투하는 것"이라며 '악동'다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어 그는 "오늘은 내 인생의 최고의 밤이다. 하지만 결승전이 최고의 순간이 되길 바란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발로텔리가 결승전에서는 과연 어떤 세리머니를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발로텔리는 아일랜드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쐐기골을 넣은 뒤 돌출행동을 할 뻔했다. 이번 대회에서 인종차별적인 야유로 '뿔'이 났던 그는 관중을 향해 욕설을 뱉으려 했지만 동료가 황급히 입을 막은 덕분에 징계를 받지 않았다. 독일과 4강전에서도 세리머니를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발로텔리는 결승전에서 득점을 한다면 득점왕이 유력하다. 우승과 득점왕 2관왕을 차지한다면 발로텔리의 악동 기질은 또 한번 빛을 발할 전망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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