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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OLED TV 기술 유출 파장/ 日·中 경쟁사 손에 들어가면 기술 우위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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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OLED TV 기술 유출 파장/ 日·中 경쟁사 손에 들어가면 기술 우위 무너져

입력
2012.06.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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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ㆍ이하 OLED)의 가장 큰 특징은 자체 발광이 가능하다는 점. 별도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기 때문에 LCD나 LED에 비해 훨씬 얇은 두께로 생산할 수 있다. 또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대비로 어두운 화면에서도 실물에 가까운 세밀한 영상구현이 가능하다. OLED TV가 '꿈의 TV'로 불리는 이유이다.

때문에 OLED의 제조 핵심 기술도 자체 발광소자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와 직결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TV의 경쟁력은 자체 발광 소자를 어떻게 촘촘하게 위치시켜 고정하고 얼마나 수명을 연장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에 유출된 55인치 OLED TV용 실물 회로도를 보면 이런 자체 발광 소자의 핵심적인 기술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 회로도는 회사 내에서도 극비 문서에 속할 만큼 1급 비밀이었다"면서 "OLED TV 생산과 설계에 관련이 있는 사람에게 들어간다면 자체 발광 소자의 활용도 등을 비롯해 한국 업체들만 갖고 있는 차별화 된 기술을 알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OLED 시장은 국내 업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독보적이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23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OLED TV 시장 규모는 2020년엔 6,80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나 대만 업체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일본의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특히 소니는 이미 2007년 세계 최초로 11인치 OLED TV를 출시했을 만큼,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당시 소니가 내놓았던 이 제품은 너무 고가여서 대중화에 실패했을 뿐이다. 소니는 현재 파나소닉과 OLED TV 상용화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한국업체 타도를 공공연히 선언한 상태다. 두 회사는 OLED 패널 개발에서부터 대량 생산에 관한 협업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OLED TV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강력하게 경쟁하는 일본이나, 혹은 후발주자로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대만 쪽에라도 이 회로도가 들어간다면 국내 업체들의 기술우위격차는 단박에 줄어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검찰조사 결과 이번에 유출된 회로도는 일단 중국기업에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LCD 업계 3위 업체인 대만 AU옵트로닉스(AUO)와 중국 업체인 BOE는 물론 소니 히타치 도시바의 연합군인 재팬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OLE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비록 현재까지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세계 디스플레이 및 TV산업의 최대 격전장인 만큼 국내 업체들의 독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그런 만큼 삼성과 LG측은 이번 기술유출에, 더구나 믿었던 세계적 검사장비업체 직원이 빼돌린 것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검사장비에 관한 한 세계 최고로 꼽히던 회사였고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라며 "핵심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보안체계개선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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