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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이란産 원유수입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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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이란産 원유수입 전면 중단

입력
2012.06.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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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왁스 등 화학제품을 생산해 이란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우진화학은 지금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EU)이 7월부터 이란산 원유수입금지를 포함한 대 이란제재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수출대금 회수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란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우리 회사 역시 피해금액이 3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숨 지었다.

철강재와 화학제품을 이란으로 수출하는 다른 중소기업 사장도 "이란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데 이번 원유수입 중단으로 결제길이 막히면 우리 같은 중소업체들은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EU외무장관들이 핵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확정함에 따라 국내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원유는 이미 대체수입선을 확보해 큰 지장이 없고 대기업들 역시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이란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로선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됐다.

그 동안 정부는 이란에서 들여오는 원유 수입대금을 국내은행의 무역대금 결제용 계좌에 넣었다가 이 자금을 국내 기업의 이란수출대금으로 빼주는 원화결제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란 원유수입이 중단되면 국내 기업에 대금을 융통하던 계좌에 돈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수출 중소기업은 대금 회수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대 이란 수출중소기업은 2,700여 개에 달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란 수출 중소기업 8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화결제시스템 중단 가능성에 따른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이란 수출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원화결제시스템 중단 시 별다른 대책이 없거나(44.3%), 수출 자체를 중단할 예정(17.0%)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갑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실장은 "이란 수출 비중이 높거나 이란과 장기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의 경우 원화결제시스템 운영이 중단되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원화 결제계좌에 4조원 정도의 잔금이 있어 6개월 가량은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란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 경우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합성수지를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올 1월 이란에 물품을 수출했는데 아직까지 결제대금 1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실상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지난 2009년 40억 달러에서 2010년 46억 달러, 지난해엔 60억 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이란에도 K팝이나 드라마 같은 한류바람이 불고 있고 이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 수출도 잘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인 만큼 따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모처럼 맞은 교역확대의 호기를 잃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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