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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석기시대 농경 증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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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석기시대 농경 증거 찾았다

입력
2012.06.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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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시대 중기인 5,000년 전 한반도 동해안 지역에서 농사 흔적을 보여주는 경작 유구(耕作 遺溝ㆍ밭 유적)가 발굴됐다. 중국과 러시아 지역을 통틀어 신석기시대 밭 유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26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리 신석기 유적(사적 426호)에서 발굴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 지역에서 신석기시대 경작한 상ㆍ하 2개 층의 밭 유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돌괭이나 뒤지개(땅 파는 도구), 보습, 갈판, 갈돌 등과 같은 농경 관련 석기류와 조, 기장 등의 탄화(炭化) 곡물, 각종 토기에 찍힌 곡물의 압흔 등을 근거로 신석기시대 농경 가능성이 추정됐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밭 유적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확인된 밭 유적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진주 대평리와 마산 진동 유적지 등 청동기시대로 3,100년전(기원전 1500~기원전 400년)의 유적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밭의 규모는 1,260㎡정도이고, 해발 2.61~2.63m 높이에서 확인되며, 등고선과 직교하는 이랑의 규모는 두둑너비 45~150㎝, 고랑너비 40~87㎝, 고랑높이 13~15㎝이다.

연구소는 "이 가운데 상층 밭은 전형적인 이랑 밭 형태를 띠지만, 현재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드러난 청동기시대 밭 형태와 비교할 때 두둑과 고랑 너비가 일정하지 않고 이랑이 나란하게 이어지지 않는 고식(古式)형태"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하층 밭에서는 사각형과 직사각형, 원형 등 다양한 형태의 밭 이랑을 확인했고, 여기서 신석기 중기(기원전 3600~기원전 3000년) 것으로 보이는 짧은 빗금무늬 토기 파편과 돌화살촉, 수혈주거지(집터) 1기도 함께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층 밭의 토양(모래)을 시료로 분석한 광(光)자극 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 결과, 하층 밭이 신석기 중기인 5,000년 전(기원전 3000년경)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측은 덧붙였다. 이밖에 하층 밭 옆 야외 노지(爐址ㆍ화덕 자리)에서는 탄화된 조 1점이 출토돼 신석기시대 중기부터 조ㆍ기장 등의 작물을 재배했음을 알 수 있다.

신석기 밭 유적은 아직까지 중국과 일본에서도 발견되지 않아, 이 지역이 동아시아 최초의 신석기 밭 유적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연구소 홍형우 학예연구관은 "중국에서도 신석기시대 초기부터 농경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화전(火田)과 산파(散播ㆍ씨뿌리기) 등과 같은 형태 외에 밭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교과서에 국내 신석기 유적지로 서울 암사동, 양양, 오산리, 부산 동삼동 세 곳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번 발굴로 문암리 유적이 중요한 신석기 유적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성=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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