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선차(禪茶) 문화를 일으킨 것은 신라 출신 고승이고, 선차를 선비와 민중의 생활문화로 확대하고 일본에 전파한 것은 매월당 김시습이었습니다. 동북아 차문화 형성과 발전에 한국이 가장 큰 역할을 해온 셈이죠."
도예가이자 차문화 연구가인 최정간(54) 현암도예연구소장이 한중일 3국의 차문화 발전과 전파 경로를 연구한 <한차(韓茶) 문명의 동전(東傳)> 을 냈다. 한차(韓茶)>
최 소장은 신라 문화재 발굴과 연구에 평생을 바친 한국 고고학 1세대 학자 석당 최남주(1980년 작고) 선생의 아들. 경북 경주가 고향이지만 일본 국보로 지정된 이도다완의 출처가 경남 하동군 진교면 백련리 사기마을임을 안 뒤 사기마을로 이주해 80년대 초 '현암요'라는 가마를 열었다. 차 연구도 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여러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해왔고 '주간 한국'등 매체에도 차 관련 글을 연재했다. 이번 책은 30여년 연구 성과의 집대성이다.
"동북아 차문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15세기 말 매월당이 경주 남산 용장사 초암에서 '초암차'를 만들어낸 겁니다. 그때까지 승가 집단의 전유물이던 다도에 유교의 '청빈', '최소유(最所有)' 사상을 접목시켜 대중화시킨 거지요."
최 소장은 세조 9년에 조선을 방문한 일본 교토 사찰 덴류지의 승려 월종준초가 김시습에게서 '초암차'를 전수 받았고, 이후 잇큐, 무라다 슈코, 센노리큐 등을 거쳐 일본 다도가 완성됐다고 주장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인 '다도'의 출발이 조선이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책 출간 기념행사를 27일 오후 7시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연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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