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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 기부한 '노량진 젓갈할머니' 국민훈장 동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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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 기부한 '노량진 젓갈할머니' 국민훈장 동백장

입력
2012.06.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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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며 번 돈 23억원을 학교와 불우이웃에 기부한 ‘젓갈 할머니’ 유양선(79)씨가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26일 유씨를 비롯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14년간 직업학교를 운영하며 기술교육봉사를 해온 척추장애인 김해영(47)씨, 장애아동 5명을 포함해 8명의 아동을 입양해 키운 강수숙(52)씨 등 국민의 추천을 받은 24명을 포상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추천포상제는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돼 1회 포상자로 영화‘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 등 24명을 선정한 바 있다.

유씨는 1983년 노량진 수산시장에 견학 온 전남 완도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동화책을 보낸 것을 계기로 기부를 시작했다. 98년부터는 고향인 충남 서산의 한서대에 상가와 임야 등 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 한서대는 유씨 이름을 딴 장학회를 설립해 기부받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연간 2,000만원의 수익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유씨는 2001년 한 전자업체 CF에 출연, 시장에 들른 남성이 휴대전화로 생선을 고르는 장면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디지털 세상이잖아요”라는 남자의 말에 “뭐! 돼지털?”라고 되묻는 재래상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었다. 유씨는 당시 받은 광고출연료도 전액 불우학생들을 위해 기부했다. 지금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충남상회를 운영하며 젓갈을 팔고 있는 그는 평소“미국 하버드대 같은 좋은 학교를 설립하는 게 꿈”이라며 교육 기부에 애착을 보여왔다.

보츠와나에서 직업학교 교장을 맡아 현지 주민들에게 편물 기술을 가르쳐 온 김해영씨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척추 장애로 키가 134㎝에 불과한 그는 85년 세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편물 부문 1위를 차지한 뒤 스물 여섯의 나이로 보츠와나에서 봉사의 인생을 시작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취득해 국제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외 천안함 피격 사건때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으로 유족보상금 가운데 1억원을 방위성금으로 낸 윤청자(69)씨, 77년부터 도시빈민, 외국인노동자 들에게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고영초(59)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장, 목재소를 운영하며 평생 모은 재산 15억원을 장학재단에 기증한 김흥제(84)씨 등이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포상 수여식은 다음달 초 열린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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