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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출구 찾아라"… 전략회의·매각 자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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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출구 찾아라"… 전략회의·매각 자구책

입력
2012.06.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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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 리먼 브러더스가 무너졌을 때의 상황이 유럽에서 재연될까 두렵다. 더욱이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기가 신흥시장과 미국, 중국 시장으로 확산될 경우 걷잡을 수 없게 된다. "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긴급 소집된 현대ㆍ기아차그룹 해외법인장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회의 내내 위기감이 팽배했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로 급감하고 있는 현지 자동차 판매 추세가 미국, 중국 등 다른 국가로 번져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60여명의 해외 법인장들을 예년에 비해 한달 빨리 국내로 불러들여 선제적 위기 대응 방안 마련을 특별 주문한 것만 봐도 현대차가 느끼는 위기의식을 가늠할 수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이달 초 유럽 시장 대응책 모색을 위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경영진들을 현지에 급파했었다.

삼성전자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임원진 100여명이 모두 참석한 회의에서"유럽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기업들의 신용 하락에 따른 경기 둔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하반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어려운 환경이지만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틀간 일정의 수원사업장 회의에서는 완제품(DMC) 부문의 시장지배력 확대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올려졌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과 신종균 정보기술(IT)모바일(IM) 담당 사장, 윤주화 DMC 부문 경영실장 등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글로벌 시장 1위에 올라선 휴대폰과 TV 분야 중심으로 경쟁업체와의 격차 벌리기 전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세계 1등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카메라 부문의 세부 전략 마련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그룹들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미 올 초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포스코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최대한 현금확보에 나선다는 방침. 정준양 회장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매각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며"산동시멘트나 목단강제지 등의 매각을 추진해 왔고, 일부는 매각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경기전망과 관련,"우리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저조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유로존의 위기극복과 중국 경제의 추이에 따라 상황이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도 조만간 하반기 전략회의를 갖고 위기 상황에 따른 인력운용 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지난 5월말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한 한국GM은 100여명의 추가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대상자 선별 작업에 나섰다.

GS칼텍스도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은 영업본부 직원 800여명 중 차장급 이상 70여명으로 희망퇴직과 명예퇴직 신청 대상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사업본부 별로 불요불급한 예산항목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소비성 예산을 최대 20% 줄이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황 별 위기 시나리오에 따라 경영전략을 다시 짜야할 판"이라며"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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