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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양적완화 득보다 실" 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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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양적완화 득보다 실" 회의론 확산

입력
2012.06.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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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경기지표와 정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경기지표가 나쁘면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경기지표가 개선되면 떨어진다.

이유는 단 하나. 시장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3차 양적완화(QE3)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지금보다 더 둔화돼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후의 카드인 QE3 카드를 꺼낼 수 있고, 그래야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위험자산(주식)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은 Fed를 향해 끊임없이 QE3를 압박하고, Fed는 내놓을 듯 말 듯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과도한 것이라는 QE3 회의론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QE3 시행 여부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QE3의 효과 자체에 대한 회의다. 점점 더 Fed가 QE3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시행 후 효과는 없이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24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선진국들의 초(超) 완화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신흥국에서 여신과 자산가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Fed를 비롯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양적완화 조치의 부작용을 경고한 것이다.

특히 BIS의 스티블 세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그간 조치가 단기적으로 시간을 벌어준 것뿐임을 명심하라"며 "중앙은행에 대한 압박을 줄이는 것이 세계 경제의 건전함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QE3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실었다. FT는 "Fed가 QE3를 실행해도 과연 효과가 예전만 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 인터뷰에서 "중앙은행들이 (아직은) 실탄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실탄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냐 아니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Fed 내에서도 QE3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잇따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미 불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제로 수준의 금리정책이 미국 경제를 왜곡시키는 시점이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며 "QE3를 시행하기엔 높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일하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에 반대표를 던졌던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준 총재도 "Fed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촉발하지 않고는 경기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Fed가 QE3라는 카드를 손에 들고 있을 때는 위협적일 수 있지만, 막상 카드를 펼쳐 보이는 순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공산이 커 보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 2차 양적완화로 푼 돈이 대출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기 보다는 대부분 다시 중앙은행으로 환수되면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위기해소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QE3가 시장이 기대하는 자금 선순환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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