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을 대표하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新太郎) 도쿄 도지사와 하시모토 도루(橋本徹) 오사카 시장의 신당 창당이 사실상 무산됐다. 둘의 정치 성향이 너무 다른데다 8, 9월 총선에 맞춰 당을 창당하기에는 시간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시하라는 23일 하시모토가 주도하는 유신정치학원의 초빙강사 자격으로 오사카를 방문했다. 소비세 인상을 둘러싸고 민주당 분당 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성사된 두 거물의 만남이어서 우익 보수세력의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언론들은 "둘의 입장 차가 크다는 것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시하라는 강연에서 "도쿄에서도 정치학원을 시작하려 한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평소 "신당을 만든다면 기존 정치인이 아니라 새로운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비춰 사실상 신당결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하시모토와 손잡는 형식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시하라가 하시모토의 정치행보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네번째 연임중인 도쿄도지사를 마지막으로 정계은퇴를 고려했던 이시하라가 정치를 계속하기로 결심한 데는 하시모토의 대중적 인기에 기댄 측면이 크다.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도쿄도가 매입하겠다는 발언도 하시모토와의 교감 아래 이뤄진 것이다. 하시모토 역시 "다른 정치인과 격이 다르다"며 이시하라를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각론에서 둘은 상당 부분 의견이 엇갈린다. 이시하라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하시모토느 원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쪽이다. 이시하라가 사회보장목적에 한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하시모토는 증세를 반대한다. 헌법개정 문제에서도 입장이 다르다.
언론들은 "하시모토 시장이 차기 총선거에 중의원 후보 300명을 내세워 200명을 당선시키겠다고 한 공언과 달리 정치학원에 이렇다 할 인물이 없다"며 "신당 창당설에서 한발 빠지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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