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현대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인상은 쇼나 조각이 지배적이었다. 쇼나 조각은 1950년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생겨난 어두운 색조의 정교한 돌조각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변화하는 아프리카 미술이 한국에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서구 현대미술을 좇으면서도 아프리카 특유의 색채와 형태로 정체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그림들이다.
'여자'를 테마로 한 아프리카 출신 화가 7인의 그룹전 '여자를 말하다'가 내달 3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통큰에서 열린다.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세네갈, 수단, 부르키나파소 출신 작가들의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아프리카에 이런 격언이 있다. "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여자를 먼저 세상에 보냈다." 그 때문인지, 저마다 표현방식은 달라도 여인을 통해 포용, 인내, 사랑, 희망 등의 상징을 드러낸다.
부르키나파소의 화가 크리스토프의 그림엔 언제나 여자가 있다. 유년시절, 누나와 어머니 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기 때문이라고. 작은 얼굴로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몽환적이면서 부드러운 색채의 그림에서 아련한 행복감이 전해지는 듯하다.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인 세네갈 출신 화가 케베의 그림 속에서 여인들은 걷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의 소박한 모습으로 담겨 있다. 일상을 경쾌하게 그려내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세바스찬, 평화에 대한 염원을 여성을 통해서 드러내는 아느와르, 지그시 감은 눈과 무표정한 얼굴로 여성 내면의 아픔을 담아내는 눌세게드 등 다양한 아프리카 여인들의 표정을 만날 수 있다. (02)732-3848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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