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모보다 이모가 더 친근할까
진화심리학 / 데이비드 버스 지음
여자는 왜 아이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낄까. 왜 고모보다 이모와 더 잘 지낼까. 엄마는 어떻게 어질러진 내 방에서 내 물건을 귀신같이 찾아낼까.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비슷한 귀결로 이어지는 마음의 작동 원리를 체계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가장 알맞은 형태로 진화한 인간의 외형처럼 마음 역시 그 작동 원리가 같으며, 때문에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 대학에서 널리 쓰이는 진화심리학 교재로 방대한 분량의 연구자료와 통계들을 한데 묶었다. 1999년 초판이 출간됐으며 4판째 찍었다.
저자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진화심리학의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터가 선정한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자'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생존, 성과 짝짓기, 양육과 친족, 집단생활 등에서 발생하는 행동과 심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ㆍ736쪽ㆍ3만8,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최인호 소설 '유림'속 공자와 맹자
소설 공자, 소설 맹자 / 최인호 지음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최인호가 2007년 발표했던 장편소설 <유림> 에서 공자와 맹자 관련 부분만 추려서 재구성해 출간했다. 기원전 6세기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는 것에서 시작하는 <소설 공자> 는 공자가 14년간 주유하며 겪은 일화와 제자들과 나눈 문답을 시간 순으로 담았다. <소설 맹자> 는 공자 사후 100여 년 뒤에 태어난 맹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맹자의 사상적 기반을 상징하는 개념인 '호연지기'와 정곡을 찌르는 비유법, 당대의 고수들을 격파하며 지존으로 우뚝 서는 맹자의 삶을 그린다. 소설은 <논어> 와 <맹자> 를 바탕으로 공자와 맹자의 당대 행적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저자의 해석을 곁들여 현대적 의미를 끌어낸다. 열림원ㆍ388쪽ㆍ14,000원(소설 공자), 308쪽ㆍ13,500원(소설 맹자). 맹자> 논어> 소설> 소설> 유림>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광기와 착란의 삶… 니체, 그 56년의 궤적
니체극장 / 고명섭 지음
현직 일간지 기자이자 시인인 저자가 쓴 철학자 니체 평전이다. 1844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광기와 정신착란 속에서 1900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56년의 궤적을 따라간다. 이 책은 철학 전공자들이 니체의 사상을 해석한 연구서나 해설서와 달리 니체의 삶을 통해 사상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니체 사상의 흐름에 따라 총 4부로 나뉘어 설명하는데 1부에선 쇼펜하우어에 심취하고 바그너에 매료된 니체의 모습을, 2부에선 바그너와 결별한 니체의 사상 속에 차라투스트라라는 초인의 싹이 트기까지 과정과 그의 최초이자 유일한 연인이었던 루 살로메와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다. 3부는 니체 사상의 핵심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탄생 배경과 철학적 의미를 설명하고, 4부는 니체 말기 사상과 그의 고독한 죽음을 그린다. 니체 인식의 길고 복잡한 터널을 안내하는 자세한 지도 같은 책이다. 김영사ㆍ856쪽ㆍ2만8,000원 차라투스트라는>
고경석기자 kave@hk.co.kr
13억 중국인이 그리워하는 지도자, 저우언라이
저우언라이, 오늘의 중국을 이끄는 힘 / 이중 지음
기억되는 것은 언제나 1인자이다. 하지만 드문 예외가 있다.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현대 중국의 초석을 다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다. 마오쩌둥은 여전히 영웅이지만 그만큼 비판의 대상이다. 하지만 저우언라이는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지금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지도자이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1976년 1월 9일 그가 숨진 날 유엔본부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에드거 스노, 헤밍웨이 부부,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에게 매료됐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략과 위트를 겸비했고 인간적인 소탈함을 잊지 않았던 그가 권력에 대한 욕심 없이 묵묵히 중국 인민에 헌신해온 과정과 궤적을 다양한 일화들을 섞어가며 들려준다. 저자는 옌볜과기대 부총장을 지내며 중국과 인연을 맺어 마오쩌둥 책도 냈다. 역사의아침ㆍ352쪽ㆍ1만4,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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