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충식 전 회장이 사임한 뒤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이 제2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기까지의 기간이다. 농협금융지주 측은 "낙하산 인사 같은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멤버 및 선임절차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2주간의 속전속결식 밀실 투표'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선임 과정의 폐쇄성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신 전 회장이 취임 100일도 안돼 돌연 사퇴를 한 것부터 개운치 않은데, 농협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임의 기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 선임 때는 필히 거치는 후보자 면접도 생략했다. 올해 2월 회장을 선임한 하나금융지주만 해도 일찌감치 경영승계계획을 세웠고, 선임 과정에선 후보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인터뷰도 진행했다. 또 회장 후보 선정에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도 공개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철저히 밀실에서 회장 선정절차를 진행하다 보니 주변에선 "당초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가 단독으로 추천됐으나 중앙회 쪽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는 선출규정을 내세워 막판에 뒤집혔다"는 등의 출처가 모호한 소문이 무성하다. 심지어 선임된 신 회장 조차 "선임 당일 반 강제로 떠맡겨지다시피 했다. 낙하산 인사란 말이 억울하다"고 할 정도다.
회추위원 중에 이장영 금융연수원장이 포함돼 있던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원장은 국내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금융연수원 수장이 되면서 겸직 논란이 일자 3월부터 맡아왔던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직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였다. 그런데 신 회장을 강력 추천한 인물이 이 원장으로 알려지면서 곧 떠날 인사가 회장 선임에 너무 많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농협은 여전히 정부의 입김이 세서 정권이 바뀌면 회장 자리가 불안해질 텐데, 신 회장 선임이 당초 농협이 새 회장 선임의 이유로 내세웠던 '조직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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