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야권연대 관련 발언이 통합진보당 당권 경쟁 초반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구당권파의 당권 재장악 시 야권연대의 지속이 어려울 것'이란 요지의 박 원내대표 발언이 이달 말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놓고 통합진보당 신ㆍ구당권파는 21일 엇갈린 표정 속에 공방을 거듭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수세에 몰린 구당권파 측 강병기 후보 진영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박희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거가 진행중인 다른 정당에 대해 누가 당선되면 안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사실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을 다른 당에 대한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강 후보 선대위 측도 "야권연대는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라며 "강 후보는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개혁진영 전체가 참가하는 야권연대를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기갑 후보 측은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승흡 혁신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원내대표의 입장은 야권 전체가 국민적 수준에서 통합진보당에 보내는 심각한 우려의 표명"이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환영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진보정권 수립이라는 국민의 명령과 역사적 책무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진보당의 혁신과 쇄신은 야권연대의 기초적 전제"라며 "야권연대의 당당한 주체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라도 통합진보당은 중단 없는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와 만나 "강기갑 체제가 무너지면 부정 경선 논란을 낳은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거취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야권연대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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