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대통령 결선투표 결과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무함마드 무르시(61) 무슬림형제단 후보를 지지하는 수천 명은 즉각 카이로 타흐리르광장에 모여 선관위를 비롯한 군최고위원회(SCAF) 과도정부를 규탄했다.
선관위는 20일 "결선투표를 치른 두 후보 측이 신고한 400건의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전격적인 결과 발표 연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관위가 발표를 얼마나 미룰지 밝히지 않았지만, 한 선관위 관계자는 "하루나 이틀, 아니면 그 이상 걸릴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선관위 결정에 군부의 의도가 개입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다수당을 차지한 의회를 해산하고 SCAF에 절대적 권한을 부여하는 임시헌법을 발동한 군부가 이번엔 자신들이 지지하는 아흐메드 샤피크(71) 후보의 당선을 획책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르시 진영은 무르시가 득표율 51.8%로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투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축출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84) 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무바라크는 교도소 욕실에서 넘어져 생긴 혈전을 제거하려 외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는 무바라크 변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BBC는 무라바크의 '임상적 사망' 소식을 전했던 메나통신이 관영 언론임을 지적하며 "민주화 시위 이후 국영 매체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사람들은 무바라크 건강 소동에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달래려 무바라크를 가뒀던 동료 장군들이 이제 그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 술수를 부린다는 의심도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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