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원자력 클러스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원자력 클러스터

입력
2012.06.21 12:11
0 0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기는 현재 21개로 영광에 6기, 고리에 5기, 나머지 10기는 울진과 월성에 있다. 절반 가까이가 경북 동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건설 중인 7기도 비슷하다. 4기가 그곳에 위치하게 된다. 2011년말 기준으로 국내 총 발전량은 49만5,986GWt. 그 중 3분의1 가량(31.4%)이 원자력에서 나온다. 화력(41.9%) 다음이다.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는 이렇게 국내 전력의 15%를 담당하는 경북 동해안 지역을 원자력 복합단지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 참 무모한 욕심처럼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원전하면 그 실체가 무엇이든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러나 그곳 지자체와 주민들, 경북도의 생각은 좀 다르다. 원전만 자꾸 세워 형무소나 유배지처럼 만들지 말고, 원자력 관련산업을 덩어리(클러스터)로 가져와 사람들도 찾아오고 경제도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번이라도 가보면 안다. 생활과 문화 인프라도, 사람도 없는 그곳의 황량함을.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교통이 가장 불편한 곳이기도 하다.

■ 경북동해안 지역은 원전의 절반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까지 있는 곳이지만 관련산업이나 연구시설은 하나도 없다. 병원은 서울에, 연구원은 대전에, 교육기관은 부산에 있다. 오지라는 이유로 위험한 것만 떠안은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오고, 양성자가속기 연구단지도 들어선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관련 기관을 유치하고, 제2원자력 병원도 짓고, 원자력 수출산업단지도 조성하고 마이스터고도 세우겠다는 것이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어느 때보다 원전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 게다가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정치권과 정부까지 원전산업에 눈치를 보고 있는 마당에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는 용기 있게 반대방향을 선택했다. 현실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원전도 싫고, 에너지 아끼기도 싫으면, 지금보다 몇 배의 전기요금을 내거나 원시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전기 부족한 세상의 고통은 어제 20분간의 민방위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실감했을 것이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