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 아파트 청약에 꼭 필요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꾸준히 늘어 어느새 가입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규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청약통장 없이도 선착순으로 자신이 원하는 동ㆍ호수까지 골라 구입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청약통장 무용론'마저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계속 높아가는 청약통장의 인기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당장의 주택경기 동향에 좌우되지 않고 중ㆍ장기적으로 신규아파트 청약을 준비하는 대기 수요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어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고전하고 있는 건설업계에 희망이 되고 있다.
21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1~5월 기존 청약예ㆍ부금 및 청약저축 가입자는 감소한 데 비해 이들 3개 통장 기능을 한데 합한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자는 1,144만명을 넘어서며 통장 출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올 1월 1,125만6,047명에서 꾸준히 늘어 5월 1,144만1,821명으로 18만5,774명(1.65%) 증가했다. 최근 청약 결과를 보면 '수도권 침체, 지방 활기'로 극명하게 나뉘었지만,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은 지역과 무관하게 전국적으로 증가했다. 1~5월간 청약 만능통장 가입자 증가수는 ▦수도권 5만6,355명 ▦5대광역시 5만919명 ▦기타 지방 7만8,500명 등으로 전국에 걸쳐 고루 늘었다.
청약통장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청약 만능통장의 가입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택수요자들이 여전히 청약의 첫 번째 수단으로 청약통장을 꼽고 있는 데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 미리 1순위 자격을 확보해두려는 장기적 계산도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기존 청약 통장이 예금ㆍ부금ㆍ저축 등 3가지로 나뉘어 각각 청약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제한되는데 반해 통장 하나만으로 청약자격에 따라 공공과 민영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데다,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는 등 기존 청약통장에 비해 활용 폭이 넓고 자격제한이 완화돼 기존 통장 가입자들이 대거 새 청약 통장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청약예금ㆍ부금ㆍ저축 가입자수는 같은 기간 각각 6만6,336명(-3.8%), 3만875명(-6.1%), 8만1,712명(-6.0%)씩 줄면서 가입자가 모두 17만8,923명이 감소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 리서치팀장은 "청약통장 전체 가입자수는 사실상 포화상태인 1,480만명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실제 청약에서 활용도가 높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은 앞으로 시장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 청약을 준비해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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