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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우중충 장마철… 철 만난 질병 우리 아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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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우중충 장마철… 철 만난 질병 우리 아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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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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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머지않았다.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여러 가지 대사작용을 하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는 땀을 내고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식는다. 그러나 온도와 습도가 높은 장마철엔 땀이 나도 원활하게 증발되지 못하기 때문에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내분비계통이나 신경계통의 균형이 깨지고 대사능력이 떨어지며 면역력도 약해진다. 장마철에 감기를 비롯한 여러 질병에 쉽게 걸리는 이유다.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영ㆍ유아에게는 장마철의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더 큰 부담이다. 영유아를 둔 부모가 장마철을 앞두고 특히 관심 가져야 할 증상들을 소개한다.

귀를 잡아당기면?

여름철에 사람들이 가장 쾌적하다고 느끼는 습도는 약 40%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이보다 2배가 넘는 80~90%로 습도가 치솟는다. 후텁지근하고 눅눅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가정에서 흔히 쓰는 방법이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기구를 오랫동안 틀어놓는 것이다. 장마철에 냉방기구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집 안팎의 온도 차이가 커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록 영유아는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기는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문제다. 감기 때문에 생기는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가 중이염이다. 실제로 감기를 비롯한 상기도 감염질환(기도 윗부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생기는 병)을 앓은 3세 이하 소아의 25~40%가 중이염을 앓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감기를 앓았거나 앓고 있는 아기가 자꾸 귀를 잡아당기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보채면 중이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중이염에 걸리면 고막 안에 물이 차 진물이 나오거나 귀에서 열이 나면서 통증이 생긴다. 말을 잘 못하는 아기들은 이 같은 증상을 귀를 잡아당기는 등의 방식으로 호소하는 것이다. 증상을 일찍 눈치채지 못하고 놓치면 심할 경우 청각장애나 언어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중이염은 코와 귀를 잇는 이관(耳管)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가 이관을 덮고 있는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소아는 이관이 어른보다 짧고 모양이 수평에 가까워 미생물 침투가 쉽기 때문에 중이염에 걸릴 위험도 더 높다. 3세 미만 영유아의 80%가 한 번 이상 급성 중이염에 걸리며, 이 중 약 40%는 7세 전 6번 가량 재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중이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폐렴구균 백신이 폐렴뿐 아니라 중이염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폐렴구균 백신 신플로릭스를 만드는 글로벌제약사 GSK는 "신플로릭스가 생후 6주~5세 미만 영유아에서 임상적으로 진단된 모든 급성 중이염의 약 3분의 1(33.6%)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신플로릭스를 포함한 폐렴구균 백신은 총 4번(2, 4, 6개월, 12~15개월) 접종한다.

밥을 안 먹으면?

장마철 전후로 영유아가 수영장이나 놀이공원, 캠핑장, 유치원 등에 다녀왔다면 아기의 입 안과 손, 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5월에 시작돼 8, 9월 정도까지 이어지는 수족구병이 덥고 습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환경에서 특히 유행하기 때문이다. 보통 6개월~4세 사이의 영유아가 많이 걸린다.

영유아가 입 안이 아프다고 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밥을 잘 안 먹으면 수족구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콕사키바이러스는 몸에 들어와 대개 4~6일 동안 잠복기를 가지며 식욕부진이나 복통, 미열, 침 삼킬 때 통증 등을 일으킨다. 입과 손, 발의 피부에 불긋불긋한 발진이 돋는 주요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건 잠복기가 지나서다. 간혹 무릎이나 엉덩이에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근본적인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없다. 열이 나면 옷을 가볍게 입히고 해열제를 먹인다. 입 안이 아파 먹는 걸 힘들어하면 밥보다는 죽을, 따뜻한 음식보다는 찬 음식을 주는 게 좋다. 대부분은 며칠 앓다 자연스럽게 낫는다. 하정훈 하정훈소아과 원장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손 씻기 같은 위생관리가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자꾸 긁으면?

장마철에 영유아가 몸을 자꾸 긁거나 문지르면 땀띠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영유아의 피부는 어른에 비해 얇고 털이 적다. 그래서 가벼운 마찰에도 피부가 쉽게 벗겨지거나 물집이 생길 수 있다. 피부의 자체 보호작용과 땀샘의 기능도 아직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라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쉽게 땀띠가 돋는다.

땀띠는 땀이 나오는 땀구멍이 막히면서 염증이 생겨 좁쌀만한 물집이 잡히는 증상이다. 처음엔 땀구멍에 수포가 생기는 정도의 흰색 땀띠로 시작해 염증이 심해지면 점점 붉은색으로 변한다. 붉게 변하기 시작하면 점점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리게 된다. 이때 아기가 상처 부위를 지나치게 긁으면 세균에 감염돼 고름이 잡힐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피부를 시원하게 해주는 게 장마철 땀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냉방기구를 틀기보다 땀이 많이 나는 팔다리나 이마, 뒤통수, 피부가 접히는 목이나 사타구니 같은 부위에 집중적으로 부채질을 해주는 게 좋다. 이미 땀띠가 돋기 시작했다면 흡습성이 좋은 헐렁한 면 티셔츠를 입혀 땀이 잘 흡수되도록 해준다. 땀띠가 난 부위에 파우더를 계속 바르면 땀구멍이 오히려 더 막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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