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민주통합당 임시 전당대회가 끝나면 야권의 대선 레이스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만큼 당내 대선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출마 선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문 고문은 지난 6일 트위터에 '함께 쓰는 출마선언문'이란 글을 올려 "곧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려 합니다. 선언문에 여러분의 의견을 더하고 싶습니다"고 밝혔다. 김경수 공보특보는 "15~18일쯤 출마 선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7일쯤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8일 모교인 경희대에서 '광장토크' 행사를 열고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이나 양극화 문제 등 민생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게 상당히 뼈아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무현정부를 뛰어넘는 정책 비전을 제시할 생각임을 밝혔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최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손 고문 측은 "이달 중 경제 분야 저서를 출간한 뒤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유럽 방문 이후 전국 대학을 돌며 '특강 정치'를 통해 자신이 구상한 '진보적 성장론'을 설파하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9일 자서전 '아래에서부터'를 출간하고 12일 경남 창원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김 지사는 자서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의 결단력과 아이디어를 중시한 반면 나는 동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실행하는 데 능숙했다"고 노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김 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출마 시기와 관련해 "7월쯤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내달 초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외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1학기 강의를 마치는 이달 말 이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안 원장과 친분이 있는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려면 3,4개월은 필요하고 6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 재단을 설립하는 게 기본 책무"라며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으므로 (출마 시기는) 6월 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문 전 대표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며 "안 원장은 내달 출간 예정인 자전 에세이 집필을 마무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은 내달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