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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 4곳 불법대출만 1조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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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 4곳 불법대출만 1조3000억

입력
2012.06.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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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영업정지된 4개 부실 저축은행 경영진의 불법대출 규모가 1조3,000억원대에 달하고,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액수가 1,100억원이 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0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한국저축은행 윤현수 회장, 한주저축은행 김임순 대표 등 4개 은행 경영진을 모두 구속기소하는 등 11명을 법정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주주의 책임재산과 은닉재산 3,300억원을 확보해 예금보험공사에서 환수토록 통보했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된 미래저축은행 김 회장의 범행 수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김 회장은 95억원 상당의 은행 소유 미술품 12점을 개인대출 담보로 제공하거나 지인에게 선물로 제공하는 등 멋대로 처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은행이 담보물로 보관 중이던 274억원 상당의 외국 유명 미술품 11점을 무단으로 담보 해지해 개인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또 개인채무 변제와 도피자금 마련 목적으로 지난 4월 266억원 상당의 은행 소유 주식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190억원을 받아 챙겼으며, 밀항 직전에는 은행 돈 203억원을 무단 인출했다. 충남 아산시 소재 아름다운CC 골프장 인수와 건설을 위해 은행에서 3,800억원을 불법대출받았고 이 중 1,689억원은 회수하지 못해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

솔로몬저축은행 임 회장은 영업정지 발표를 앞둔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명목으로 김 회장으로부터 현금 14억원과 1㎏ 금괴 6개, 그림 2점 등 20억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국저축은행 윤 회장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했다.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 주가 조작으로 353억원을 챙기는가 하면 은행 대주주인 대한전선에 1,000억원 이상을 불법 대출해 주기도 했다. 특히 고문료 명목으로 회사 돈 11억원을 부인에게 제공하고, 강남의 고급빌라 구입자금 30억원을 회사 돈으로 부담시키는 등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했다.

한주저축은행 김 대표는 전산 프로그램을 조작해 고객 예금 180억원을 빼돌리고, 위조 감정평가서로 226억원을 대출해주고 80억원을 되돌려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이 대주주의 개인비리 수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수사 초점은 횡령자금의 사용처 추적을 통한 정ㆍ관계 로비 의혹에 맞춰질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 수사과정에서 정치인과 감독기관 직원들의 금품수수 사실이 다수 확인된 만큼 이번에도 적지않은 정ㆍ관계 인사들이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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