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외국어고가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중학교 내신성적은 영어만 반영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지침'을 어기고 국어와 수학 성적까지 반영한 정황이 드러나 강원도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강원도교육청은 19일 "강원외고가 2011학년도 입학전형 때 영어 외에 국어와 수학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등 입시 규정을 위반한 의혹이 있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외고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최초의 '공립형 사립학교'로, 전창범 양구군수가 재단 이사장이다.
도교육청은 강원외고가 중학교 2~3학년 영어 성적만을 반영하는 1단계 전형과 2단계 전형인 면접이 끝난 뒤,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국ㆍ영ㆍ수 내신 백분위 성적을 고려해 1ㆍ2단계 전형 점수가 높은 학생이라도 국ㆍ영ㆍ수 성적이 낮으면 불합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학교 영어과에 지원해 1ㆍ2단계 전형에서 최고점을 얻었던 K군은 최종 탈락했다. 도교육청이 확보한 강원외고의 회의자료에 K군의 국ㆍ영ㆍ수 내신 백분위 점수 자료에 X표가 쳐져 있고 이 점수가 낮은 것이 K군의 불합격 이유로 도교육청은 보고 있다.
강원외고 영어과의 2011학년도 일반전형 합격자 54명 중 출신 중학교 쪽이 영어 외에는 성적을 제출하지 않은 5명을 뺀 49명 중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국ㆍ영ㆍ수 성적이 상위 15%에 들지 않는 학생은 1명에 불과했다.
강원외고측은 이에 대해 "국ㆍ영ㆍ수 점수는 학생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참고만 했을 뿐, 당락을 가르는 데는 활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특목고 입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2011학년도부터 도입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외고의 경우 2~3학년 영어 점수를 9등급으로 나눠 반영하는 1단계 전형 점수(160점 만점)와 면접 점수(40점 만점)만 합산해 신입생을 뽑도록 하고 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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