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운찬 전 총리가 19일 '사람 중심의 경제민주주의 실현'을 표방한 동반성장연구소를 설립했다. 정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여부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연구소를 싱크탱크 삼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동반성장연구소 창립식에서 "양극화는 우리 사회를 쓰러뜨릴 수도 있는 파멸의 종양"이라면서 "(그러나) 정파적 다툼 때문에 경제의 어려움과 소외된 이들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다"고 기성 정치권을 겨냥했다.
정 전 총리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1%도 안 되는 재벌들의 부가 쌓여가는 동안 온갖 희생을 감수해 온 산업역군들은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다"며 "1%와 99%의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재벌공화국이 아니라 동반성장 체제로 국가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의 종북 논란과 관련, "진보정치를 내걸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개탄스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그러면서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면 제게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라도 함께 하겠다"라면서 대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창립발기인에는 조순ㆍ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161명이 참여했다. 특히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과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지하 시인,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도 참여했다.
특히 이날 창립식에는 이인제 대표와 성완종 원내대표 등 선진통일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총리는 충남 공주 출신이란 점에서 정가에서는 선진당과 정 전 총리와의 연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대선에선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에너지를 폭발시킬 제3의 태풍이 나와야 하는데 정 전 총리가 그 태풍의 눈이 돼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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