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여성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한 이재오 의원을 향해 "21세기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이 전날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날 선 반박이었다.
박 전 위원장 측과 이 의원의 감정 싸움은 날로 격해지고 있다. 당내 전략기획본부장인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세로 보면 정신을 놓을 나이는 아닌데…"라며 이 의원을 비꼬았다. 이어 조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정치 대통령이라 불렸던 분이 그런 인신 공격 네거티브 발언을 한 것을 국민이 이해하겠느냐"면서 "지지도 1%도 안 되는 후보가 40%를 넘는 후보에게 그런 발언을 하는 게 새누리당과 정당 발전에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위원장이 현행 대선 후보 경선 룰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옹고집 불통이고 독재적 발상"이라며 "당도 추스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나라를 추스르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은 세상이 계속 자신을 봐 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대통령을 포기한 사람 같다"면서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되면 야권의 초점이 유신에 맞춰지고,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 '유신 산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후보들이 참여해 경선 룰 협상을 벌이는 원탁 회동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가 룰 협상에 대해 아무런 해결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회동이 필요하다"면서 "황우여 대표가 (대선주자) 회동 성사를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경선 룰 관련 의견을 두루 듣고 있는 것 같고, 저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대선주자 회동 참여를 사실상 거부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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