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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올스타전-WBC 보이콧"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물거품에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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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올스타전-WBC 보이콧"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물거품에 반발 확산

입력
2012.06.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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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대를 모았던 10구단 창단이 물거품이 됐다.

한국야구위윈회(KBO)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결 없이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10구단 창단을 유보한 이유로 현재 고교팀이 53개에 불과한 시점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선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이와 관련한 보완책으로 고교팀 증대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을 통해 아마 야구의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을 도모한 후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이 계획에 반대하는 삼성과 롯데, 한화 등이 나머지 구단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구단 이기주의에 분노

사실상 10구단 창단이 좌절되면서 야구계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다. 우선 10구단 유치를 준비해 왔던 지자체는 이날 이사회의 결과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수원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야구팬들의 바람을 무시하고 유보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유감을 넘어 분통을 터뜨린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전북도청은 10구단 창단 준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도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창단이 유보된 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전북은 10구단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 착실하고 내실 있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김응용 전 삼성 사장과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이럴 거면 9구단을 뭐하러 만들었느냐. 9구단 체제는 8개 구단만 못하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사 선수협)도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선수협은 이사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KBO의 이사회가 팬과 국민들, 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부 구단의 반대로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연기시킨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9구단 창단 시 결정된 10구단 창단을 연기한 건 무책임한 결정이자 구단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수협은 예고한 바와 같이 선수들에게 올스타전, WBC 참가 거부를 비롯해 선수 노조를 설립하는 등 프로야구 시장과 문화를 짓밟는 구단 이기주의에 맞설 준비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선수협은 또 “이를 위해 곧 비상 이사회를 소집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다. 모든 야구인들과 팬들, 창단을 준비한 지자체와 힘을 합해 부당한 10구단 창단 방해를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9구단 체제 파행 운영, 피해자는 누구인가

구본능 KBO 총재와 9개 구단 대표들은 이날 오전 9시10분부터 10시30분까지 약 1시간20분 간 의견을 나눴다. 3시간이 넘는 긴 회의가 예상됐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한 구단 대표는 이사회가 끝난 뒤 “초반에는 일부 구단 대표들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곧 고교 문제가 나오면서 회의 주제가 (10구단 창단 여부가 아닌) 인프라 쪽으로 흘러갔다”며 “분위기 자체가 10구단 창단을 논의한다기 보다 야구 현실에 주목했다. 여론에 휩쓸려 구단 대표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사회에 앞서 대부분의 구단 대표들이 9구단 체제에 암묵적인 동의를 한 셈이다.

그러나 9구단 체제의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원칙적으로 한 팀은 다른 8개 팀의 경기를 3,4일 동안 구경할 수밖에 없고 장마철이 겹치면 일주일 동안 아예 경기를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고 휴식을 취한 팀과 연속해서 경기를 치르는 팀 간의 전력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류현진(한화) 같은 에이스가 연달아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O는 NC 다이노스가 합류하는 2013년 팀당 127경기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한 팀의 경우 에이스를 집중 투입할 수 있다.

KBO는 이날 “홀수 구단 체제로 예상되는 리그 운영상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월요일 경기와 중립 지역 경기를 편성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야구팬들은 “대기업의 이기주의가 야구계에도 적용되다니 실망스럽다” 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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