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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푸틴 어색한 만남 "국제현안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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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푸틴 어색한 만남 "국제현안엔 공감"

입력
2012.06.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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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난 것처럼 분위기는 어색했고 서먹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얘기다. 두 정상이 마침내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만났다. 5월 푸틴 집권 3기 출범 이후 첫 만남이다. 둘은 2009년 대통령과 총리로서 조우한 이래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날 회담을 앞두고도 러시아의 시리아 공격헬기 지원 의혹을 놓고 양국 관계는 덜컹거렸다. 그래서 이날 회담은 두 정상이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리셋)할 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은 공동성명까지 발표, 성공한 모양새를 보였다. 두 정상은 주요 현안에 대한 갈등을 노출하기 보다 상호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특히 선거기간 중 반미를 부추기고, 미국을 불안정한 파트너로 규정했던 푸틴은 예상과 달리 각을 세우지 않았다. 그는 이란 핵문제에 대해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했고, 민감한 사안인 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도 공동 해법을 찾는 것에 합의했다. 미국과 이견이 첨예한 시리아 사태에 대해선 폭력 종식을 위한 정치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프로세스의 내용에서 푸틴은 오바마와 달리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배제하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두 정상이 한 목소리를 낸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국익이 직결된 사안에서 대립을 피하지 않겠지만, 국제현안에는 미국과 협력하는 방향에서 리셋하겠다는 푸틴의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푸틴은 회담 뒤 "다양한 현안에 대해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두 지도자는 개인적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푸틴의 이런 행보는 러시아를 미국의 제1 공적으로 지목한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오바마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미 언론은 이번 회담이 실패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성공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오바마가 취재진 앞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할 때 푸틴이 등을 돌려 딴청을 피운 게 이런 판단을 부채질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 분위기도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푸틴의 '보디 랭귀지'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했고, 마이크 맥폴 주러 미 대사는 "그는 늘 행동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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