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그리스 재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의 이행을 강조한 신민당이 제1당이 됐다. 신민당을 중심으로 연립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여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 유로존 이탈) 우려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재총선에서 신민당은 29.65%를 얻어 전체 300석 가운데 129석을 차지했다. 긴축을 반대했던 급진 좌파 시리자는 26.89%의 득표율로 71석을 얻었다. 이어 사회당(12.28%), 독립그리스당(7.5%), 황금새벽당(7%), 민주좌파(6.2%), 공산당(4.5%) 등의 순으로 표를 얻었다.
신민당은 구제금융을 지지한 사회당(33석)과만 합쳐도 의석의 과반을 넘는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그리스 국민이 유럽을 향한 길과 유로존 잔류를 선택했다"며 "모든 정당과 함께 새 정부를 꾸리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정이 구성되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막을 수 있어 유로존 위기가 고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그리스의 총선 결과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그리스 국민의 힘과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며 "그리스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지지성명을 냈다. 백악관도 "긴축정책을 이행해 유로존에 남겠다는 그리스의 선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완화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마라스 당수와 전화통화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의 한 국가로 계속 남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시장도 긴축 지지 세력의 승리를 반겼다. 18일 코스피지수는 1.81% 올랐고 일본증시는 1.77% 뛰었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구제금융 전면 재협상을 주장한 시리자가 2위를 차지함으로써 향후 긴축안 이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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