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김서영(9ㆍ가명)양은 지난해 집에서 3도 화상을 입어 발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다. 전기장판이 과열되면서 불이 난 탓이다. 남편의 사업 실패에 이은 이혼으로 홀로 김 양을 키우던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발만 동동 굴렀다. 치료가 지속되지 못할 경우 화상 후유증에 따른 성장 장애는 물론이고 손ㆍ발ㆍ다리에 기능 장애가 생길 수도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신세계그룹은 김양의 피부이식과 재활치료를 위해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 기금에서 선뜻 3,000만원을 내놨다.
이처럼 병마와 싸우는 과정에서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의 도움을 받은 어린이 환자가 최근 500명을 돌파했다. 희망배달 캠페인은 2006년부터 윤리경영 차원에서 신세계그룹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온 사회공헌활동이다. 말단 직원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임직원 90% 이상이 현재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은 매달 적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자신의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희망배달 캠페인에 기부한다. 임직원들이 모은 돈만큼 회사는 매칭그랜트 형식으로 기금을 보태, 매월 평균 3억5,000만원 정도씩 모은다. 지난해에는 희망배달 캠페인의 연간 기부액이 4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희망배달 캠페인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남다른 정성을 쏟는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수혜를 받는 이들이 앞으로 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 긍정적 가치의 선순환을 지향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년간 모은 기금 180억원가량을 나눔 실천에 활용했다. 먼저 복지재단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추천을 받은 어린이 환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했다. 화상과 백혈병, 악성혈액종양, 우울증 등으로 삶의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이다. 신세계그룹은 매달 10명 안팎의 어린이 환자들에게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완치 판정이라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또 매달 평균 1,600여명에게 한명당 10만원씩 생활보조비와 학비를 주고, 각 계열사의 특성을 살려 저소득층 학생의 원활한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기회와 장학금을 제공하는 '희망근로장학금'(이마트) ▦고교생을 대상으로 자격증 취득을 돕는 '희망아카데미'(신세계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시와 함께 쪽방촌 모자보호센터, 수해지역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찾아가 물품을 지원하는 '이마트 희망마차' 사업을 시작했다. 희망마차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방문했던 지역의 점포와 고객, 인근 공공기관을 연계해 지역복지 공동체를 구축해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임직원들은 금전적인 기부뿐 아니라 인근 사회복지시설에서 연간 10시간 정도 봉사를 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접한 어린이들은 신세계그룹 직원들을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어린이는 신세계그룹에 "나도 상대방이 도움을 청하기 전에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강도살인사건으로 다발성 외상을 입은 어린이의 수술과 치료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자금 1,300만원을 지원했는데, 얼마 뒤 피해 어린이의 이모가 감사의 글을 보내왔다.
신세계그룹 기업윤리사무국 최병용 부사장은 "희망배달 캠페인이 큰 발전을 거듭하면서 참여하고 싶다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 나눔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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