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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우스 대신 농업공원 만든 건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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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우스 대신 농업공원 만든 건 잘한 일"

입력
2012.06.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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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섰다면 우리 같은 서민은 이곳에 올 일이 없었겠죠. 하지만 이렇게 텃밭이 생겨 오이며 방울토마토 등을 키울 수 있어서 정말 좋네요.”

17일 오후 서울시가 지난달 초부터 운영을 시작한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도시농업공원(노들텃밭). 자영업자 이상인(41ㆍ동작구 대림동)씨가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부인 이성미(39)씨와 함께 텃밭 가꾸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텃밭 6.6㎡ 를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분양 받은 이씨는 “막대한 건설 비용과 유지비가 드는 오페라 하우스 대신 도시농업 농장을 만든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부인 이씨도 “앞으로 노들섬이 무분별한 개발 대신 친환경 농장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 동료 2명과 함께 공동으로 텃밭 19.8㎡를 분양 받은 회사원 정진우(56)씨도 “분양을 받지 못한 주변 사람들도 관심이 많다”며 “서울 한 복판에 이런 공간이 조성된 건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가 지난 달 공짜로 나눠준 상추 모종이 대부분 고사했다”며 “노들섬의 토양 자체가 농사에 부적합해 대부분 농업 초보자인 시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시는 올 2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부지 매입과 설계 용역비 등 550억원을 투입한‘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을 백지화 했다. 대신 6만8,000㎡의 노들섬 부지 중 2만2,254㎡을 서울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분양한 ‘시민텃밭’과 농사짓는변호사협회 등 18개 단체에게 분양한 ‘공동체 텃밭’,‘토종 논ㆍ밭’‘미나리꽝’등으로 구성된 도시농업 공원으로 조성했다.

노들텃밭 조성과 함께 서울시의 도시 농업 정책도 본격화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유기농업의 날인 2일 노들 텃밭에서 열린 모내기 행사 및 도시 농업의 날 선포식 행사에 참여했다. 또 5일에는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옥상에서 한 달 전 설치한 양봉장에서 꿀을 채취하며 ‘도시 농업’ 행보를 이어갔다. 이어 서울시는 10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840㎡ 부지에 1,400개의 상자를 설치해 이른바 ‘농사로’를 설치하는 등 도심 텃밭 설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도심 농장 조성 사업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전시 효과에 그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텃밭 1평을 조성하는데 40만∼50만원의 비용이 들어 차라리 농토를 사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도시 농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현재의 방식이 맞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550억원이 투입된 노들섬 부지를 서울시민 600명과 18개 단체만이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주말 농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백석대 이웅규 교수는 “노들섬 부지는 서울시가 문화 시설용으로 막대한 세금을 들여 매입해 일부 시민에게만 제공하는 것은 특혜성 논란을 일으킨다”며 “노들섬에 문화시설을 건립함으로써 한강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본래 목적이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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