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이 링 밖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도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의 대선 후보를 키워야 한다'는 '자강론'에 따라 안 원장에 대한 견제에 본격 나선 것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우선 '무소속 한계론'을 지적하고 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정치에 몸을 담지 않은 안 원장의 지지율이 높지만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 결국 정당 중심으로 세력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15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은 한 사람의 선지자에 의해 될 수 있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며 "충분한 정부 운영 경험과 민주적 정당 활동 경험을 갖춰도 힘든 것이 국정 운영이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기에는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무소속 약점을 공략한 셈이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상수가 아니라 변수다"며 "상수는 제 1야당인 민주통합당"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지난 12일 "민주당의 힘이 모아져 후보로 선출된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고, (안 원장과의 경쟁에서)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때문에 민주당이 안 원장과의 단일화 논의에 매달릴 필요 없이 내부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 고문은 "국민은 민주당에 기대를 하고 있는데 '저 혼자는 힘이 없어요. 안철수와 손잡을게요' 하면, 그런 허약한 야당을 왜 찍어주느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도 "제1야당의 대선 후보 경선 논의가 당 밖에 있는 분과의 단일화로 시작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 후보 힘 빼기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 논의를 배제하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자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은 뒤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시도하는 '2단계 경선론'과 당내 경선에 안 원장도 끌어들여 한 번에 경선을 치르는 '원샷 경선' 방식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당내 경선이 모바일 투표를 통한 완전국민경선제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 원장이 결심하면 처음부터 함께 경선해도 불리할 게 없다"고 문을 열어놨다.
하지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안 원장과의 단일화 가능성 등에 대해 "그 쪽과 몇 개의 채널을 가지고 얘기해 봤지만 아직 태도 결정이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 쪽에 의견을 넣어봤는데 내부에서 경선 방식 등에 대해 논의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견제구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대선 출마를 결심한 단계가 아니므로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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