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권을 우군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노세력을 겨냥해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손 고문은 대선 출마 선언 이튿날인 15일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한 뒤 "김대중(DJ) 전 대통령 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6ㆍ15 남북 공동선언 12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희호 여사와 내빈들에게 "DJ 같은 준비된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DJ 묘역을 참배한 이유에 대해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남북 평화를 이루며 민주주의를 꽃피우고자 정권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철저히 준비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수도권 중도층 지지에 더해 호남 민심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면 손 고문은 경쟁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풍부한 국정 경험과 안정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뒤 "국민은 (문 고문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특히 '경험 면에서 (문 고문보다) 훨씬 낫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단순한 경험이 아니다"며 "실패한 경험을 하면 무엇 하느냐. 성공한 경험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성공한 경험을 했지만 문 고문은 그렇지 못했다고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한편 손 고문은 이날 지인들로부터 빌린 기탁금 6,000만원을 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8대 대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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