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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과 불교교학' 국제학술대회 23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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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과 불교교학' 국제학술대회 23일부터

입력
2012.06.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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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은 생전에 "이 뭐꼬?"라는 화두를 자주 던졌다. 이렇게 묻는 것은 자기 마음의 거울에서 먼지를 털고 성찰하며, 자기를 속이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스님은 "팔만대장경 전체를 뭉치면 마음 심(心)자 한자 위에 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두(話頭)를 붙들고 용맹정진하는 불교의 수행법이 바로 간화선(看話禪)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불립문자(不立文字)를 중시하는 수행자들은 부처님의 8만4,000법문조차도 수행에 방해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조선시대 때 선승 서산대사는 "교(敎)는 부처의 말씀이고, 선(禪)은 부처의 마음"이라고 강조해 화두와 부처님의 법문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성철 스님도 8년간의 장좌불와(長坐不臥)와 10년간의 경전공부((敎學)를 병행했다.

간화선과 교학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동국대 국제선센터(선원장 수불 스님)와 동국대 종학연구소(소장 종호 스님)는 6월 23~24일 이틀간 동국대 중강당에서 제3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간화선과 불교교학'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6개국에서 70여명의 학자들이 참여해 선교가 둘이 아님을 학술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2010년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와, 2011년 '간화선의 원리와 구조'에 이어 세 번째 마련되는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다.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인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은 '한국불교의 활로 간화선에 있다'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수불 스님은 한국불교 수행의 정맥(正脈)인 간화선이 도입돼 정착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간화선이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올바른 수행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이어 각 분과 별로 12개의 주제로 각각 간화선과 교학이 어떻게 상호 수용되고 용인되는지를 살핀다. 우선 제니퍼 에이흐먼 미국 모레이비앤대 교수는 "정형화된 틀로 받아들여지는 1,700개의 공안(公案ㆍ화두)이 중국 명ㆍ청(明淸)시대에 2,720공안으로 늘어난 것은 간화선이 생생히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편다.

프라마하 노파돌 사수타 태국 마하출라랑콘라자위달라야대 교수는 문헌적 전거를 제시하면서 "초기 빨리 경전에서 '공안'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공안 수행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국내의 선입견과 달리 현재 태국에서 간화선을 수행하는 이름 높은 6명의 수행자를 소개한다.

웬디 아다멕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보산(寶山)에서의 참회수행-화두의 전사(前史)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중국 초기 불교학파들은 참회의식이 기본적인 수행법이었지만 선이 등장해 기존 의식을 대체했다"고 강조한다.

종호 스님(동국대 교수)은 '간화선과 천태의 구조적 연관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불교수행ㆍ이론의 종합사상체계인 천태(天台)의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은 생각은 원래 없다는 뜻으로 이는 구조적으로 간화선에서 참구하는 화두와 관련이 깊다"고 주장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6월 25~7월 1일 공주 마곡사에서 참선 수행을 실시하며, 7월 2~3일에는 적명 스님(봉암사), 무여 스님(축서사), 혜국 스님(석종사)과 대담도 나눌 예정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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