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톱10 자리를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철강업계 서열을 나타내는 조강생산량 글로벌 순위에서 중국 업체 6곳이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것. 덩치를 키운 중국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물량을 쏟아 내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3일 세계철강협회(WSA)의 최근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세계 조강생산량 1위는 인도계 아르셀로미탈(9,720만톤)이다. 2위는 중국 허베이그룹(4,440만톤), 3위는 중국 바오스틸(4330만톤)로 나타났다. '아르셀로미탈-바오스틸-포스코'의 기존'빅3´구도가 중국 허베이에 의해 깨진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3,910만톤을 생산해 2010년에 비해 한 계단 낮은 4위를 기록했다. 이어 5위 중국 우한그룹(3,770만톤), 6위 신일본제철(3,340만톤), 7위 중국 사강그룹(3,190만톤), 8위 중국 서우강그룹(3,000만톤), 9위 일본 JFE(2,990만톤), 10위 중국 안산강철(2,980만톤) 순이었다. 2010년 10위권에 랭크된 중국 기업이 불과 2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중국 업체들은 현재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이 같은 약진은 중국정부가 자국 철강업체 간 통합을 독려하면서 대형 철강사들이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 실제 지난해 조강생산량 2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허베이그룹은 2010년 중국 정부 주도로 번시강철, 판지화강철집단이 합병한 업체다.
물론 중국 업체들의 덩치 불리기는 시장 선점화 전략과 관련돼 있다. 저가 물량공세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철광석 생산 업체에 대한 발언권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현재 철광석이나 제강용 석탄을 판매하는 BHP빌리턴이나 브라질 발레사 등 원료업체들의 발언권이 커지면서 철강 회사들도 몸집을 불려 대항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계 6위 신일본제철과 19위 스미토모금속도 올 10월 합병해 '신일철-스미토모금속'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 경우 합병 법인의 조강생산 규모가 4,670만톤에 달해 세계 2위권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덩치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중장기 비전을 볼 때 당분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재 글로벌 4위 위치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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