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FX) 3차 사업 후보기종의 제안서 마감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가절차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산정한 예산을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후보전투기들의 장비와 성능을 실제 비행이 아닌 시뮬레이터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유력 후보기로 꼽히는 F-35(라이트닝Ⅱ)에 대해 제작사인 미 록히드마틴사가 시제기(試製機) 탑승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방위사업청은 13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시뮬레이터는 실물과 매우 유사한 성능과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시뮬레이터 평가점수는 감점시켜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을 하고 있다.
방사청은 고육지책으로 시제기를 추적하는 동반비행을 통해 F-35의 성능을 평가하겠다고 요구했으나 미국측은 이마저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유로파이터(타이푼)의 경우에도 우리군이 도입하려는 트렌치Ⅲ 모델이 현재 개발 중이어서 이 모델에 장착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자체보호장비의 성능은 시뮬레이터로 평가해야 한다. F-15SE의 경우에도 스텔스 능력과 관련 있는 내부무장창과 레이더 반사면적(RSC) 감소 기술 등은 시뮬레이터나 서류로 평가해야 할 상황이다. 다만 두 기종의 기본 성능은 유로파이터 트렌치Ⅱ 모델이나 F-15K의 비행을 통해 검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편성된 예산(8조3,093억)을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FX 3차 사업은 가격상한선이 없는 종합평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애초에 정부는 3개 후보기종의 주 장비(기체와 엔진) 예산을 5조9,463억원(60대 기준)으로 산출했으며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는 1조8,342억원이 추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는 FX 3차 사업예산을 다시 설정, 국회로부터 사업타당성 재검토를 받지 않아도 되는 20% 내외에서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예산은 10조원대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대당 목표가격을 재산정하더라도 총 사업비(예산)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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