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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적자' 영화 '아부의 왕'서 열연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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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적자' 영화 '아부의 왕'서 열연 김성령

입력
2012.06.1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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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45)은 한곳에 정신이 쏠려 있었다. 다급한 기운이 얼굴을 감싸고 있었고,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는 손은 분주해 보였다. 11일 오후 서울 자양동 한 극장에서 '아부의 왕' 언론시사회를 마친 직후 만난 그의 손엔 출연중인 드라마 '추적자'의 극본이 들려 있었다. 그는 "내일 하루 종일 촬영이 있는데 대사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면서도 시원한 미소를 터트렸다.

김성령 하면 미스코리아가 떠오른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대중에게 존재를 알린 그는 1991년 강우석 감독의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의 앵커우먼역을 맡으며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선 가장 오랫동안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셈.

"예전에도 세 작품을 동시에 하며 엄청난 일정을 소화한" 김성령이지만 요즘 그는 '전성기를 맞은 듯 활동이 왕성하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딸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나선 한 형사의 처절한 분투를 그린 드라마 '추적자'의 인기 덕분이다. 때마침 그의 새 영화 '아부의 왕'이 극장가를 찾으니 그의 활동이 두드러져 보일 수 밖에.

김성령은 새침한 말투로 "무슨 전성기야? 진짜~"라며 세간의 평가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제대로 확 뜬 적도 없고, 아직도 올라가야 할 단계가 남았다"는 게 이유. 그는 "아직 김성령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도 없다. 난 지금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라고 자신을 낮추었다.

그래도 최근 몇 년 새 그의 연기 행보는 눈에 띈다. 2010년 영화 '방자전'에서 딸 춘향에게 현실의 냉엄함을 깨우쳐 주는 월매를 연기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지난해 '의뢰인'에서 변호사사무소의 열정적인 사무장을 맡아 눈길을 잡았다. '추적자'에서도 그는 도도한 재벌 2세 서지수 역으로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서있다. '아부의 왕'에선 신기가 좀 있는 미모의 로비스트를 연기했다. 짧게 시간 나타나면서도 대중의 뇌리에 굵은 흔적을 남기는 배역들이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화려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으니 연기활동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냐 하겠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기존의 이미지만 보고 배역을 맡기더라구요."

충무로는 아예 한동안 그를 외면했었다. 김성령은 "3년 동안이나 영화 섭외를 기다리다가 2007년 '가면'으로 1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땐 다른 배우에게 밀리거나 투자사의 반대로 (캐스팅) 될 듯 말 듯 한 경우가 허다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성령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내게 바라는 게 적어도 역할을 최대한 풍성하게 살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눈에 띄기 위해 야광 립스틱으로 입술을 칠하고 액세서리도 무조건 큰 걸 한다"고 했다. '추적자'의 독특한 서지수 헤어스타일도 그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코디네이터와 의상 관련해 수십 번 이야기를 나눠요. 이번 머리도 스타일리스트와 몇 번을 상의해 만든 거에요."

"과연 난 언제 뜰까"라며 자문하는 그의 다음 목표는 시트콤. 그는 "3년 전부터 시트콤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출연 제의가 아직 없다"며 아쉬워했다.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해야 배우로서 성숙할 수 있는 듯해요. 너무 긍정적인가요? 그래도 점점 이력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아요. 하다 보면 김혜수 선배님이나 윤여정 선생님처럼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겠죠?"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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