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누계액이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현대건설이 1965년 11월 태국에서 540만달러 규모의 고속도로(파타니~나라티왓) 공사를 수주해 해외건설 시장에 처음 진출한지 47년 만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말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사업(78억달러)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 누계액이 5,01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해외건설 수주는 1981년 중동붐으로 연간 100억달러 시대를 열었고, 2007년 이후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최근 5년간 수주액이 전체 누계액의 절반이 넘는 3,000억달러에 달한다.
외형은 이렇게 커졌지만, 수익성 등 내실 측면에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지역 편중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전체 수주액 중 중동 비중이 60%(3,019억달러), 아시아(싱가포르 베트남 등)가 30%(1,479억달러)나 된다. 전체 수주액의 90%를 점하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주를 줄이면 엄청난 충격파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공종별로도 플랜트 건설이 54%(2,683억달러), 건축 24%(1,206억달러), 토목 18%(929억달러) 등 주로 산업설비에 집중돼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플랜트 수주 편중은 국내 업체들 간 경쟁을 부추기고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의 수주 독식, 고부가가치 분야 기술력 취약 등의 한계점도 노출돼 있다.
국토부는 ‘2014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연간 1,0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신시장 개척을 위한 고위급 건설외교 ▦맞춤형 해외건설 인력양성 확대 ▦투자개발형 사업 육성 ▦해외건설 원천기술 확보 등 지원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역사 반세기 만에 5,000억달러 수주를 달성했지만, 앞으로 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등의 과제도 남아 있다”며 “해외건설 부문을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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